제 형부가 서른다섯에 새벽 응급실로 실려 가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발가락 하나 때문에. 진단명은 통풍이었습니다. 맛있는 것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걸, 저는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젊다고, 아직 멀었다고 넘겼던 건강 신호들이 사실 얼마나 빠르게 쌓이고 있었는지를.

요산수치가 쌓이면 생기는 일, 통풍의 진짜 무서움
형부는 평소 삼겹살, 치킨, 시원한 맥주를 달고 살았습니다. 저도 옆에서 같이 먹었으니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발가락을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며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 처음엔 골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통풍이었습니다.
통풍은 혈중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요산혈증(Hyperuricemia) 상태가 지속될 때 발생합니다. 여기서 고요산혈증이란, 혈액 속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인 7.0mg/dL을 초과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요산은 우리 몸이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부산물인데, 퓨린이란 세포핵 안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육류, 내장류, 등 푸른 생선에 특히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요산이 정상적으로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계속 쌓일 때입니다. 결국 요산이 바늘 모양의 결정(Urate Crystal)을 형성하고, 이것이 관절 부위에 침착되면 면역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극심한 통풍 발작이 시작됩니다. 형부가 겪었던 그 새벽의 고통이 바로 이 과정이었던 겁니다.
더 무서운 건 통증이 가라앉은 이후입니다. 형부도 몇 주 지나 통증이 없어지자 다시 고기와 술을 찾았고, 결국 재발로 더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고요산혈증을 방치하면 통풍 결절이라고 부르는 요산 덩어리가 관절 주변에 생겨 관절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키고, 신장 기능 저하와 동맥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풍이 더 이상 중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연간 통풍 환자 49만여 명 중 30대 이하가 약 12만 명에 달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젊으면 안심이라는 생각은 이미 틀렸습니다.
- 퓨린 고함량 식품: 소·돼지·닭 등 육류 전반, 곱창·순대 등 내장류, 고등어·참치 등 등 푸른 생선
-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습관: 수분 섭취 부족, 음주, 운동 부족
- 통풍 방치 시 합병증: 통풍 결절 형성, 신장 기능 저하, 동맥경화
당 과소비 문제, 탕후루만 억울한 이유
형부의 식단을 곁에서 들여다보면서 저도 제 식습관을 다시 점검하게 됐습니다. 고기 못지않게 달달한 음료와 디저트를 습관처럼 달고 살았습니다. 몇 년 전 탕후루가 국정감사에 소환된다는 뉴스가 나왔고, 솔직히 처음엔 '탕후루가 뭐가 그렇게 나쁘다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치를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당류 섭취량은 50g 이하입니다(출처: WHO). 탕후루 한 개에 포함된 당류는 약 20~25g으로, 하나만 먹어도 하루 권고량의 절반을 채웁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탕후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카롱 두 개, 흑당 버블티 한 잔, 쿠키 몇 조각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당류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과당(Fructose)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과당이란 과일이나 가공 음료에 포함된 단당류의 일종으로, 포도당과 달리 간에서만 대사 되기 때문에 과잉 섭취 시 혈중 요산 수치를 직접적으로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즉, 당 과소비는 통풍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셈입니다. 제 경험상 형부가 맥주만 끊었을 때는 요산 수치가 생각보다 잘 안 내려갔는데, 음료와 디저트류도 줄이고 나서야 수치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탕후루를 국정감사에 부른 것은 청소년 당뇨와 충치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보입니다. 다만, 특정 디저트 하나를 악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탕후루 한 개를 끊는다고 다른 디저트로 빠져나가는 당 섭취 총량이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A 형 간염, 깨끗하게 자란 2030이 더 위험한 역설
통풍을 겪으며 형부 가족이 건강 검진을 전반적으로 다시 챙기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A형 간염 항체 검사도 함께 받았습니다. 결과를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20대의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이 고작 12.6%라는 수치 때문이었습니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A형 간염(Hepatitis A)은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에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여기서 항체 양성률이란,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한 비율을 의미합니다. 40대 이상은 80%를 넘는 항체 양성률을 보이는 반면, 20대는 12.6%, 30대도 31.8%에 불과합니다. 수치만 보면 40대가 오히려 훨씬 안전한 셈입니다.
이 역설적인 상황의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40대 이상 세대는 위생 환경이 열악했던 시절 자연스럽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자연 면역을 획득했습니다. 반면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2030 세대는 그 노출 기회 자체가 없었고, 덕분에 면역도 없습니다. A형 간염이 국가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추가된 것도 2015년 이후인 만큼, 그 이전에 태어난 2030 세대 중 상당수는 예방접종 기록조차 불확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A형 간염의 초기 증상은 발열, 근육통, 피로감으로 감기와 구분이 어렵습니다. 이후 간 수치가 올라가면서 황달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콜라색 소변이 나오기도 합니다. 잠복기가 약 30일로 길어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통풍 발작이 한 번 사라지면 치료 안 해도 되나요?
A.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고요산혈증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요산 결정은 여전히 체내에 남아 있고, 방치하면 재발 주기가 짧아지고 통풍 결절이나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부가 이 함정에 정확히 빠졌습니다. 증상이 없어도 요산 수치 관리와 약물 복용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젊은데 통풍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요?
A. 30대 이하 통풍 환자가 연간 12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보면 더 이상 중년층만의 질환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고기, 내장류, 음주, 수분 부족이 겹치는 생활 패턴이라면 일반 혈액 검사에서 요산 수치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자체는 간단하고 비용도 크지 않습니다.
Q. 탕후루가 다른 디저트보다 특별히 더 나쁜 건가요?
A. 탕후루에 포함된 당류 자체가 다른 디저트보다 유독 나쁜 성분을 포함한 것은 아닙니다. 마카롱, 흑당 버블티, 쿠키 등과 비교해도 당류 함량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 유행으로 소비량이 급증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디저트를 피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당 섭취 총량을 관리하는 편이 더 효과적입니다.
Q. A형간염 예방접종을 맞은 건지 기억이 안 나면 어떻게 하나요?
A. 예방접종 기록이 불확실하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 항체 보유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항체가 없다면 2회 접종으로 면역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15년 이전에 출생한 2030 세대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 도입 전이었기 때문에 접종 여부를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형부의 새벽 응급실 경험은 저에게도 분명한 전환점이었습니다. 통풍, 당 과소비, A형 간염. 세 가지 모두 젊은 세대가 방심하기 쉬운 영역이지만, 수치를 들여다보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요산혈증과 과당 과소비, 그리고 낮은 항체 양성률이라는 현실은 모두 식습관과 예방 관리의 부재에서 비롯됩니다.
제가 직접 곁에서 지켜본 통풍의 고통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확인시켜 줬습니다. 아프지 않을 때 혈액 검사로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A형 간염 항체 여부를 점검하고, 하루 당류 섭취량이 어느 정도인지 한 번쯤 계산해 보는 것. 이 세 가지만 챙겨도 꽤 많은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